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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배터리 자가 교체. 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

휴대폰을 3년간 사용했더니 화면 켜짐 상태로 10시간 가던 배터리가 요즘은 3시간을 채 버티지 못한다. 

오래 사용했지만 외관에 흠집 하나 없이 아직도 쌩쌩하게 잘 돌아가는 휴대폰을 바꾸는 건 낭비인 거 같아서, 배터리 자가 교체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먼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내 휴대폰에 맞은 기종의 노혼배터리를 주문했다. 

노혼배터리 공식 판매처라고 되어 있는 곳에서 주문했는데, 후기를 보니 대략 일주일 정도면 배송된다는 글들이 보여서 내심 빨리 오기를 기대했지만, 

최근 중국이 코로나로 인한 봉쇄로 상황이 안 좋아져서 발송된 배터리가 중간에 반송되는 등 고생한 끝에 한달하고도 2일 만에 배터리가 도착했다. 


배터리 교체 같은 건 해본 적도 없고, 워낙 똥손이라서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었지만, 

하다 망가지면 이번 기회에 휴대폰 새로 바꾼다는 생각으로 시도를 해봤다. 


관련 카페 등에서 배터리 교체 관련 글을 검색해서 보기도 했고, 

유튜브에 휴대폰 배터리 교체 방법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기에 그중 하나 선택해서 틀어 놓고 동시에 진행했다. 


막상 쉽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첫 단계인 케이스 뚜껑 여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배터리 박스에 동봉된 헤라가 무딘 건지, 내 손이 무딘 건지, 

열리라는 케이스 뚜껑은 안 열리고 핸드폰 옆구리도 긁히고, 액정 필름도 긁히고, 내 손도 긁히고... 

총체적 난국이었다. 

어찌어찌하다 보니 케이스 뚜껑을 열기는 했지만 케이스 열면서 외부 나사 2개 중 하나는 바로 분실했다. 

첫 나사 풀자마자 어디로 튀었는데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는다. 


케이스 뚜껑 열고나서 본체에 연결된 여러 개의 나사를 풀고, 배터리 선 연결 해제하는 것까지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데,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이놈의 배터리가 본체 테이프에 너무 강하게 붙어 있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배터리에 붙어 있던 비닐 손잡이(?)는 너무 힘을 주었더니 결국 찢어져 버렸고... 

방법이 없어서 헤라를 이용해서 배터리를 이리저리 들춰보다 힘을 줘서 겨우 배터리를 분리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헤라로 배터리 잘못 건드려 찢어지기라도 했다면 화재의 위험이 있었을 수도 있었다고 한다. 

배터리 해체 작업 과정에서 배터리 위에 덮는 비닐도 찢어지고 너덜너덜해지고 난리도 아니다. 


배터리 해체 후 새 배터리 장착하고, 내부 나사 다시 조이고, 케이스 덮는 것 까지는 다시 일사천리로 끝냈고, 

전원 제대로 켜지는 것까지 확인을 했는데, 갑자기 볼륨다운 키가 먹통이 되었다. 


케이스 열고 닫기를 몇 차례 반복해 봐도 작동 안 되고, 

케이스 연 상태에서 볼륨다운 키 클릭해도 딸각 거리는 느낌이 안 드는 걸 봐서는 

케이스를 열 때 헤라로 잘못 건드렸던가 케이스 닫을 때 잘못 닫아서 볼륨다운 키가 파손된 거 같다. 

이 상태에서 내가 더 이상 할 수 있는 건 없을거 같아서 그냥 케이스를 덮고 말았다. 


작업 다 끝내고 배터리 담겨있던 박스 정리하고 있는데, 한쪽에서 나사 하나가 나온다. 

처음에 잃어버렸던 외부 케이스 나사였으면 좋으련만, 내부 나사 풀어서 모아놨던 곳에서... 

케이스 다시 열어서 나사 조일까 하다가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귀찮음에 그냥 두었다. 

힘쓰면서 케이스 뚜껑 몇 번을 열었다 닫았다 했더니 더이상은 하기가 싫어진다. 


어렵사리 배터리 교체 마치고 충전 풀로 한 다음 사용해 보니, 

휴대폰 처음 샀을 때처럼 화면 켜짐 1시간에 배터리 10% 정도 빠지고, 대기전력도 예전 수준으로 나온다. 

부디 이 성능 그대로 오래갔으면 좋겠다. 


이 정도면 배터리 자가 교체 성공이라고 봐도 되나? 


볼륨다운 키 망가졌고, 

외부 케이스 나사 하나 분실했고, 

내부 나사 하나 덜 끼운 상태고, 

헤라질로 인한 약간의 흠집이 있으니 실패라고 봐야 하나? 


뭐... 볼륨다운 키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고 볼륨 조절 앱 사용하면 되고, 

액정필름은 마침 보관하고 있던게 하나 있어서 교체하면 되고, 

핸드폰은 케이스에 넣어 사용 중이라서 외관적으로 이상은 없으니 


그냥 절반의 성공 혹은 절반의 실패로 하면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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