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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객...

실력은 변변치 않지만, 20년 넘게 홈페이지 제작을 업으로 삼고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예전처럼 활발하게 일을 하진 못하지만... 


일한 기간이 오래되다 보니 작업한 홈페이도 상당히 많지만, 

불행히도 그동안 폐업한 업체가 많아서 지금까지 남아 있는 홈페이지는 만든 수에 비해선 얼마 되지 않는다. 


짧게는 1년 만에 문 닫는 업체도 있었고, 오랜 기간 영업하다가 코로나로 문 닫은 업체들도 다수 있다. 

십여 년 넘게 홈페이지 유지 보수는 물론, 새로 제작도 맞기고, 주변에 소개까지 시켜주시는 등 아직까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업체도 있긴 하다.  


코로나 시기에 IT쪽이 오히려 일거리가 늘어난 사람들도 있다곤 하는데, 

내 경우는 반대로 코로나 시기에 일거리에 거의 전무하다시피했다. 

내 고객의 50% 정도는 해외에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업종이고, 나머지 50% 정도는 국내 업체지만 해외여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업종이다 보니, 

일거리가 들어오기는커녕 내 고객들도 거의 대부분 폐업을 하고 말았다. 

한 달에 수백만원씩 마이너스 보면서 유지하는 분도 계시긴 하지만... 


그나마 몇 달 전부터는 코로나 규제가 완화되어 슬슬 제작 의뢰 문의가 오고 있고, 

실제로 몇 건 작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금도 한 업체의 홈페이지 작업을 하고 있는데, 십여 년 전 내가 홈페이지를 만들었던 업체다. 

잊지 않고 찾아줘서 고맙다고 할 수는 없는 애증의 업체...  


몇 년간 유지 보수도 내가 했었지만, 클라이언트의 깔끔하지 못한 정산 관계, 어이없는 요구와 행동 때문에 하도 열받아서, 관계를 끊고 연락을 안 하던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서 얼마 전 새로운 홈페이지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 

마음 같아서는 작업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보니 결국 다시 작업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람은 안 변한다고 했던가...? 

아무런 합의 없이 선금을 나중에 입금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더니, 잔금 역시 자기 마음대로다. 

정산이야 언젠가는 되겠지만 더 문제는 작업 마친지는 3주가 다 지나가는데, 아직도 검수 마무리가 안되고 있다. 

하루만 각 잡고 정리하면 될걸 며칠에 한 번꼴로 엄한 요구를 하고 있다. 


기능과 사용법을 보낸 건 제대로 읽지도 않고 되묻는 건 기본이고, 

이미 작업 다 해놓을 걸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또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하며, 

장시간 설명을 해도 또 딴 소리 하기 일수다. 


며칠 전에는 응대하다가 하도 짜증이 나고 지쳐서 간만에 소주 한잔 마시기도 했다. 


나이 먹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살려고 하는데, 

가뜩이나 많은 흰머리의 수를 더 늘려주는 이 고객 때문에 답답해 돌아가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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